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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을 위한 골든타임, '2025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 개정… 무엇이 달라졌나
  • 명진태 기자
  • 등록 2026-01-30 08: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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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청장 임승관)과 대한심폐소생협회(이사장 황성오)는 국내외 최신 연구 결과와 국제 표준을 반영한 「2025년 한국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을 확정 발표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지난 2020년 개정 이후 약 5년 만에 이루어진 것으로, 총 7개의 전문위원회를 구성해 16개 전문단체와 73명의 전문가가 참여하여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권고안을 마련했다. 이번 개정안은 심정지 환자의 소생을 넘어 재활과 회복까지 포함하는 포괄적인 생존 사슬을 제시하고, 현장에서 즉각 적용 가능한 구체적인 처치법들을 대폭 개선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심정지 환자 소생을 위한 일련의 단계를 의미하는 '생존 사슬(Chain of Survival)'의 구조 개편이다. 기존 가이드라인에서는 성인과 소아, 병원 밖과 병원 내로 구분되었던 4가지의 생존 사슬을 하나로 통합하여 단순화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전문소생술과 소생 후 치료를 하나의 고리로 묶는 동시에, '재활 및 회복' 단계를 별도의 고리로 신설하여 강조했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히 환자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것을 넘어, 환자가 사회로 건강하게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사후 관리 체계의 중요성을 공식화한 것이다.

 

기본 및 전문소생술 분야에서는 일반인들이 현장에서 겪는 실질적인 어려움을 해소하고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지침이 구체화되었다. 특히 여성 심정지 환자의 경우 신체 노출에 대한 우려 등으로 인해 자동심장충격기(AED) 적용률이 낮았던 점을 감안하여, 브래지어를 풀거나 제거하지 않고 위치만 조정한 뒤 가슴 조직을 피해 패드를 부착하도록 권고했다. 또한 가슴 압박 시 구조자의 주된 손이 아래로 향하도록 제안하여 처치의 효율성을 높였다.

 

물에 빠진 익수 환자에 대한 처치법도 명확해졌다. 익수 환자는 산소 부족이 주원인이므로, 교육을 받은 일차 반응자나 응급의료종사자는 가슴 압박보다 인공호흡부터 시작하는 표준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한다. 다만 인공호흡 교육을 받지 않았거나 시행을 꺼리는 일반인 목격자는 기존처럼 가슴 압박 소생술을 우선적으로 시행하면 된다.

 

만 1세 미만 영아에 대한 심폐소생술 방법은 보다 효율적이고 일관성 있게 변경되었다. 기존에는 구조자 인원에 따라 압박법을 달리 권고했으나, 이번 개정에서는 구조자 수와 상관없이 '양손 감싼 두 엄지 가슴압박법'을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이는 기존의 두 손가락 압박법보다 압박의 깊이와 힘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쉽고, 구조자의 손가락 통증이나 피로도 면에서 우월하다는 연구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영아의 기도에 이물질이 걸린 응급 상황에서의 처치도 보완되었다. 영아는 내부 장기 손상 우려로 인해 성인에게 쓰이는 복부 압박(하임리히법)이 권고되지 않는다. 대신 '5회의 등 두드리기'와 '5회의 가슴 밀어내기'를 반복해야 하며, 이때 가슴 밀어내기 방법으로 '한 손 손꿈치 압박법'을 사용할 것을 새롭게 추가 권고했다.


 영아 가슴 밀어내기(한 손 손꿈치 압박법) [질병관리청 제공]

의료진이 시행하는 전문 소생술 및 소생 후 치료 분야에서도 중요한 과학적 변화가 반영되었다. 심정지로부터 회복된 후 혼수 상태인 환자에게 시행하는 목표 체온 유지 치료의 온도가 기존 32~36℃에서 33~37.5℃ 사이로 상향 조정되었다. 또한 엎드린 자세에서 심정지가 발생한 환자에게 기관내 삽관이 되어 있고 즉시 자세 변경이 어려운 경우, 엎드린 상태 그대로 심폐소생술을 시도해 볼 수 있음을 명시했다.

 

신생아 소생술 분야에서는 소생술 중단 논의 시점을 조정했다. 기존에는 출생 후 10~20분 정도에 중단 논의를 고려했으나, 개정안에서는 이를 20분 정도로 권고하여 조금 더 충분한 처치 시간을 확보하도록 했다. 교육 측면에서는 비대면 디지털 학습보다는 강사가 주도하는 실습 교육을 동반할 것을 권고하며, 교육 중 음성이나 메트로놈 등을 통한 실시간 피드백 장치 활용을 강조했다.

 

이번 개정의 특징 중 하나는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는 7가지 긴급 상황에 대한 '응급처치' 분야를 신설한 것이다. 여기에는 가슴 통증, 뇌졸중 의심, 천식 발작, 아나필락시스, 경련, 쇼크, 실신에 대한 구체적인 대처법이 포함되어 일반인의 대응 능력을 높이고자 했다.

 

실제로 일반인의 심폐소생술 시행 여부는 환자의 생사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2024년 통계에 따르면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을 때의 생존율은 14.4%로, 미시행 시(6.1%)보다 약 2.4배 높았다. 특히 뇌기능 회복률은 11.4% 대 3.5%로 무려 3.3배나 차이가 났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을 통해 일반인 심폐소생술이 더욱 확대되어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데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개정된 가이드라인 전문은 질병관리청 누리집에서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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