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한국형 항생제 관리 모델, 세계가 주목하다… JAMA Network Open 공식 게재
  • 김한승 기자
  • 등록 2026-02-04 09:13:03
기사수정

AI 생성이미지

질병관리청이 추진 중인 '국가 항생제 적정사용 관리(Antimicrobial Stewardship Program, 이하 ASP) 시범사업'이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국제 학술지 '미국의사협회저널(JAMA) 네트워크 오픈'에 지난 1월 29일 공식 게재되었다. 이는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항생제 내성 대응 정책의 혁신성과 타당성을 국제사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결과로 평가받는다.

 

항생제 내성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0대 공중보건 위협 중 하나로, 적절한 대응이 없을 경우 2050년에는 전 세계 사망자가 연간 1,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는 심각한 사안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2021년 기준 항생제 사용량이 OECD 국가 중 상위 8위에 해당할 만큼 높은 수준이며, 부적절한 처방률 또한 약 30%에 달해 체계적인 관리가 시급한 실정이었다. 그간 많은 국가가 항생제 관리를 의료기관의 자율에 맡기거나 간접적인 보상에 그쳤던 반면, 우리나라는 정부가 직접 운영 기준을 마련하고 재정 지원을 결합한 '국가 주도형 정책통합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이번 논문이 게재된 JAMA Network Open은 영향력 지수(Impact Factor) 10.5를 기록하는 의학 전문 학술지로, 엄격한 심사를 거쳐 공중보건 및 의료정책 분야에서 높은 신뢰도를 보유하고 있다. 해당 논문은 정부와 의료계 임상 전문가가 공동 참여하여 우리나라 ASP 시범사업의 배경부터 설계 구조, 초기 성과와 향후 과제까지 체계적으로 기술하였다. 국제 사회는 특히 자원이 제한된 환경에서도 의료기관이 ASP를 안정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는 한국의 모델을 향후 유사 사업의 모범 사례로 주목했다.

 

현재 시행 중인 ASP 시범사업은 301병상 이상의 종합병원 및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하며, 참여 기관은 의사와 전담약사가 포함된 다학제 전담팀을 의무적으로 구성해야 한다. 단순히 권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항생제 사용 지침 마련, 처방 적정성 검토 및 환류, 의료진 교육 등 핵심 요소를 병원 운영 전반에 적용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무엇보다 병원장이 직접 항생제 관리위원회를 총괄하게 함으로써 의료기관 내 의사결정 구조의 최상단에서 항생제 관리가 이루어지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정책적 노력은 실질적인 재정 보상 체계와 연동되어 있다. 정부는 사업 성과와 병상 규모, 평가 등급을 반영하여 의료기관에 재정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항생제 적정사용이 책임 있는 의료 질 관리 영역으로 자리 잡도록 유도하고 있다. 실제 과거 조사에 따르면 ASP 도입 시 비용 절감과 항생제 사용량 감소는 물론, 다제내성균 발생률이 유의미하게 낮아지는 효과가 확인된 바 있어 이번 시범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하지만 과제도 적지 않다. 논문은 숙련된 전문 인력의 부족과 비대학병원 및 중소병원 간의 역량 격차를 향후 보완해야 할 주요 도전 과제로 꼽았다. 특히 구조적 자원이 부족한 중소 의료기관에서는 ASP 이행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청은 권역별 ASP 네트워크 구축과 전문 인력 양성, 교육 플랫폼 운영 등을 통해 이러한 격차를 해소해 나갈 방침이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국제 학술지 게재가 한국의 항생제 내성 대응 의지를 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고 밝히며, 국가 보건 전략의 성공을 위해 의료계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당부했다. 이번 성과는 국내 항생제 관리 정책이 단순한 행정 사업을 넘어 지속 가능한 국가 보건 시스템의 일부로 안착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2027년까지 이어질 시범사업이 항생제 내성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든든한 방역망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0
유니세프
와이즈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