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가 심뇌혈관질환 환자의 골든타임 사수를 위해 추진해 온 '심뇌혈관질환 네트워크 시범사업'이 1차년도 성과평가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9월 2일(화) 제3차 심뇌혈관질환관리위원회를 열어 시범사업 성과를 심의·의결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사업을 통해 응급상황에서 환자를 치료 가능한 전문의에게 신속하게 연결하여 생존율을 높이고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평가다.
심뇌혈관질환은 발생 시 '골든타임' 내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중증응급 질환의 특성을 고려해 의료기관 간, 그리고 전문의 간 소통을 활성화하는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2024년 2월부터 2026년 12월까지 추진하고 있다. 시범사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기관 간 네트워크 시범사업'이다. 이는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를 중심으로 지역 내 병원과 119 구급대가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사업이다. 환자가 발생하면 구급대가 핫라인을 통해 환자 상태를 공유하고, 최종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신속하게 이송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현재 10개의 네트워크에 62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에만 13,319명의 환자를 치료했다.
두 번째는 '전문의 간 인적 네트워크 시범사업'이다. 이 사업은 응급환자의 전원이 필요한 경우, 전문의 간에 신속하게 정보를 교환하여 치료 가능한 병원을 확보하고 빠른 치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56개 네트워크에 1,374명의 전문의가 참여하고 있으며, '신속 의사결정 플랫폼'이라는 전용 플랫폼을 활용해 환자 정보를 공유하고 치료 가능한 의료진을 실시간으로 찾는다.
시범사업의 1차년도 성과평가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응급환자 발생부터 최종 치료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는 점이다.
기관 간 네트워크의 경우, 환자 발생 시 구급대 현장 도착부터 최종 치료 시작까지 걸리는 시간이 급성심근경색증은 평균 2시간 6분, 허혈성 뇌졸중은 평균 2시간 48분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골든타임 내 병원 도착 비율(급성심근경색증 48%, 허혈성 뇌졸중 52%)을 고려할 때, 네트워크 내에서 환자 선별과 이송 과정이 얼마나 신속하게 이루어졌는지를 보여준다.
실제로 2024년 12월,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진 50대 신 모 씨의 사례는 이 시스템의 효율성을 잘 보여준다. 119 구급대 도착부터 A병원에서 최종 치료를 받기까지 불과 48분밖에 걸리지 않았으며, 덕분에 신 씨는 합병증 없이 4일 만에 퇴원할 수 있었다. 해당 네트워크는 급성심근경색증 환자 발생 시 평균 80분 12초 만에 최종 치료까지 완료하는 성과를 보였다.
인적 네트워크의 성과는 더욱 놀랍다. '신속 의사결정 플랫폼'을 통해 환자가 의뢰되면, 치료 가능한 의료진이 평균 4분 36초 만에 수락 반응을 보였다. 의뢰된 환자의 97.8%가 치료할 의료진을 찾았고, 총 1,266명의 환자 중 1,006명이 최종 치료할 의료진과 매칭되었다. 특히 매칭된 환자 중 77.6%(781명)는 15분 이내에, 62.7%(631명)는 5~10분 이내에 매칭되는 등 빠른 의사결정이 이루어졌다. 뇌경색으로 쓰러진 60대 김 모 씨는 인적 네트워크 덕분에 다른 병원으로 신속히 전원되어 병원 도착 1시간 만에 혈전제거술을 받을 수 있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시범사업에 참여한 기관과 네트워크에 사후지원금을 차등 지급할 예정이다. 기관 간 네트워크 시범사업에는 총 61.8억 원을 , 인적 네트워크 시범사업에는 총 26.3억 원을 사후 지급하며, 지원금은 시범사업 참여 인력의 인건비로 사용할 수 있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심뇌혈관 네트워크 시범사업이 환자 최종 치료까지 시간 단축과 치료성과 향상이라는 목적 달성에 가능한 대안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정부는 지역 격차 해소 및 필수의료 확충 차원에서 앞으로도 시범사업을 충실히 추진하고 운영 과정의 보완점을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혀, 이번 시범사업이 향후 필수의료 정책의 중요한 기반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심뇌혈관질환 네트워크 시범사업은 단순한 응급의료 체계를 넘어,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결정적인 시간을 단축하고, 의료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통해 지역 간 의료 격차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1차년도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더욱 발전된 시스템이 구축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