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 AI클라우드사업부장 김태훈 부사장(오른쪽에서 4번째), 화학전지사업부장 장민용 상무(오른쪽에서 3번째)가 종근당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DX)을 넘어 인공지능 전환(AX, AI Transformation)이 산업계의 핵심 화두로 부상한 가운데, AX 전문기업 LG CNS가 금융, 제조, 공공 등 기존 주력 분야를 넘어 제약·바이오 산업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LG CNS는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대규모 신약 개발 국책 사업에 참여하는 한편, 국내 주요 제약사인 종근당의 제품 품질 평가 자동화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하며 그 기술력을 입증했다. 이는 보수적인 데이터 관리와 엄격한 규제가 적용되는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AI 기술이 실질적인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을 증명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LG CNS는 최근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K-AI 신약 개발 전임상·임상 모델 개발사업(R&D)’에 핵심 용역기관으로 참여하며 국가적 차원의 AI 바이오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이번 사업은 향후 4년 3개월간 정부지원금 약 371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대한민국 신약 개발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국가 전략 사업이다.
통상적으로 신약 개발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의 전형으로 불린다. 업계 통계에 따르면 신약 하나가 탄생하기까지는 평균 10~15년의 긴 시간과 조 단위에 육박하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특히 임상시험 단계에서의 실패율은 무려 90%에 달한다. 이러한 높은 실패율의 주요 원인으로는 기관 간 단절된 임상 구조와 엄격한 개인정보 보호 규제로 인한 제한적인 데이터 활용 등이 꼽혀왔다.
LG CNS는 이번 사업에서 ‘AI 기반의 신약 개발 임상시험 설계 및 지원 플랫폼’ 개발을 진두지휘한다. 핵심은 '에이전틱 AI(Agentic AI)' 기술이다. LG CNS는 사업에 참여하는 여러 기관이 개발한 개별 AI 모델들을 에이전틱 AI 기반으로 통합 연계하여, 각 모델이 자율적으로 협업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통합 관리 체계를 구현할 방침이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연합 학습(Federated Learning)’ 기술의 적용이다. 의료 데이터는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연합 학습은 각 의료기관이나 연구소가 보유한 원천 데이터를 외부로 유출하지 않고도, 로컬에서 학습된 AI 모델의 파라미터(가중치)만을 중앙 서버로 전송해 전체 모델을 고도화하는 최신 기술이다. 이를 통해 보안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단절되어 있던 전임상과 임상 단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함으로써, 신약 개발의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인다는 전략이다.
LG CNS의 AX 역량은 신약 개발이라는 거대 담론에만 머물지 않고, 제약 현장의 실무 현장에도 즉각적인 혁신을 불러오고 있다. LG CNS는 최근 국내 대표 제약사 중 하나인 종근당의 '연간 제품 품질 평가 보고서(APQR, Annual Product Quality Review)' 작성 업무를 에이전틱 AI로 자동화하는 데 성공했다.
APQR은 제약사가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하는 필수 공정이다. 제품의 품질 유지 여부를 평가하고 이를 문서로 기록하는 작업으로, 품질경영시스템(QMS)과 실험실정보관리시스템(LIMS) 등 산재한 시스템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분석해야 한다. 기존에는 숙련된 인력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취합하고 검증해 보고서를 작성했기 때문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됐다.
LG CNS는 자사의 기업용 에이전틱 AI 플랫폼인 ‘에이전틱웍스(AgenticWorks)’를 활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약 30개의 AI 에이전트가 투입된 '멀티 에이전트 아키텍처'를 구축한 것이다. 이 AI 에이전트들은 각각 데이터 수집, 분석, 검증, 문서 생성 등의 역할을 분담하여 자율적으로 협업한다.
사용자가 클릭 몇 번만으로 명령을 내리면, AI 에이전트들이 핵심 시스템에 접속해 필요한 데이터를 뽑아내고 오류를 검증한 뒤 보고서 초안을 완성한다. 도입 결과, 기존 수작업 대비 문서 생성 시간이 90% 이상 단축되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종근당은 AI가 단축해 준 시간을 활용해 결과물에 대한 최종 검토와 고도화된 품질 관리에 집중할 수 있게 되어, 전체적인 생산 공정의 안전성과 신뢰도를 동시에 확보하게 됐다.
LG CNS가 이처럼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오랜 기간 축적해 온 산업 특화 역량이 자리 잡고 있다. LG CNS는 이미 단백질 구조 분석 및 설계 등 바이오 산업에 특화된 전문 지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최신 생성형 AI 및 에이전틱 AI 기술과 결합해 '바이오 전용 AI 플랫폼'으로 고도화해 왔다.
단순히 AI 모델을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고객사의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이를 자동화·지능화할 수 있는 엔지니어링 역량이 결합된 결과다. 이번 종근당 사례에서 보여준 멀티 에이전트 기술은 향후 다른 제약 공정이나 제조 현장으로의 확산 가능성도 매우 높다.
LG CNS AI클라우드사업부장 김태훈 부사장은 "이번 성과들은 정부와 민간 기업 모두로부터 LG CNS의 제약·바이오 AX 역량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특히 에이전틱 AI 기술은 복잡한 데이터와 엄격한 절차가 요구되는 산업군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AI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LG CNS의 이번 행보가 국내 IT 서비스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분석한다. 범용적인 AI 솔루션 보급을 넘어,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수직적 시장(Vertical Market)에서 실질적인 성공 사례를 만들어냄으로써 AX 시장의 주도권을 확실히 잡았다는 평가다.
LG CNS는 향후 방산, 금융, 제조 등 기존 강점 분야와 제약·바이오 분야의 AX 경험을 융합하여 더욱 정교한 산업별 맞춤형 AI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데이터 보안과 업무 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LG CNS의 에이전틱 AI가 어떤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