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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청소기 흡입력 표기, 소비자 혼란 해소될까?
  • 김영수
  • 등록 2025-09-19 08:4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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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흡입력 시험평가결과표[한국소비자원 제공]

 최근 무선청소기가 유선청소기 시장을 대체하고 있지만, 제조사마다 핵심 성능인 흡입력의 표시 단위가 달라 소비자들이 객관적으로 제품을 비교하고 선택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한국소비자원, 한국산업기술시험원, 국가기술표준원이 협력하여 무선청소기 흡입력 표기 개선에 나섰다. 이 협업은 무선청소기 흡입력 표기 문제를 해결하고, 소비자에게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일부 제품이 흡입력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파스칼(Pa)' 단위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파스칼(Pa)은 제품 작동 중 내부의 기압 상태인 '진공도'를 나타내는 단위로, 청소기가 외부 공기를 흡입하는 성능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실제 흡입력은 공기유량과 진공도의 곱으로, 두 가지 요소가 모두 존재해야 먼지를 제거하는 성능이 구현된다. 그러나 파스칼(Pa)은 흡입력을 이루는 한 가지 요소일 뿐, 공기유량은 없는 상태의 물리량이기 때문에 흡입력 단위로 사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


 한국소비자원이 10개 무선청소기 제품을 시험 평가한 결과, 아이닉, 아이룸, 샤오미, 디베아, 로보락, 틴도우 등 6개 제품이 진공도 단위인 파스칼(Pa)을 최대 흡입력으로 표기하고 있었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제표준(IEC) 흡입력 단위인 와트(W)를 사용했고, 다이슨과 드리미는 미국재료시험협회(ASTM) 표준에서 통용되는 에어와트(AW)를 사용했다. 와트(W)와 에어와트(AW)는 보통 '십'의 자리 또는 '백'의 자리 값을 가지지만, 파스칼(Pa)은 '만'의 자리 값을 가진다. 이처럼 큰 수치만 보고 소비자가 제품 성능이 더 좋은 것으로 오인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시험 결과는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한다. 파스칼(Pa)로 표기한 6개 제품의 실제 최대 흡입력은 58W에서 160W 범위에 불과해, 단위를 제외하고 수치만 비교하면 표기된 값(18,000~48,000Pa)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었다. 반면, 와트(W)나 에어와트(AW)로 표기한 삼성전자, LG전자, 다이슨 3개 제품은 모두 표시된 흡입력 수치(280W, 280AW)를 충족하거나 그 이상을 기록했다. 다만, 드리미 제품은 표시된 흡입력 수치(150AW) 대비 80% 수준인 121W로 측정되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개 기관이 협력해 무선청소기 구입 시 소비자 선택권을 강화할 방침이다. 국가기술표준원은 내년 초까지 국제표준(IEC)이 반영된 국가표준(KS) 제정을 완료하여, 소비자가 통일된 단위(W)로 흡입력을 확인하고 비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은 국가표준에 규정될 청소 성능, 소음, 먼지 재방출량 등에 관한 시험 설비를 구축하고 세부 시험 방법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소비자원은 한국에너지공단에 무선청소기를 '에너지이용합리화법' 효율관리기자재 대상 품목으로 지정해 에너지소비효율 등급 등을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검토를 요청했다. 


 한국소비자원의 권고에 따라 다이슨, 아이룸, 로보락 등 3개 업체는 이미 국제표준(IEC)에 명시된 공식 단위(W)로 흡입력 표시를 수정할 계획임을 회신했다. 이러한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소비자들이 더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제품 선택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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