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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약사회는 2024년 한 해 동안 전국 약국을 대상으로 환자안전사고 보고 시스템을 운영하며,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대한약사회가 보건복지부 지정 지역환자안전센터로서 국가 환자안전보고학습시스템(KOPS)에 환자안전사고를 보고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2024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대한약사회 이상사례(부작용) 및 환자안전사고 보고 시스템'을 통해 접수된 총 보고 건수는 11,057건에 달했으며, 이 중 10,733건이 KOPS에 보고 완료되었다. 이 통계는 약국에서 발생한 환자안전사고의 유형, 발생 단계, 기여 요인 등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며, 향후 환자 안전 증진을 위한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2024년 총 보고 약국 수는 314개였으며, 월별 보고 건수를 보면 3월과 5, 6월에 집중적으로 보고가 이루어졌다. 3월에는 1,125건, 5월에는 1,147건, 6월에는 1,154건이 접수되어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한편 2월은 554건으로 가장 적은 보고 건수를 기록했다. 월별 참여 약국 수는 99개(9월)에서 128개(1월) 사이를 오가며 꾸준한 참여를 보였다.
지부별 보고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이 4,985건으로 전체의 약 45%를 차지하며 가장 많은 사고 보고 건수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대구가 2,183건, 전남이 1,033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대구는 77개의 참여 약국으로 가장 높은 참여율을 보였으며, 서울은 93개 약국이 참여하여 보고 건수 대비 참여 약국 수가 높은 편은 아니었다. 울산은 5건, 충북은 124건의 보고가 접수되는 등 지역에 따라 보고 건수와 참여 약국 수의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
KOPS에 보고된 총 10,733건의 사고 중 약물 관련 사고는 10,413건(97.02%)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행정 오류나 상해 등 약물 외 사고는 320건(2.98%)이었다. 사고가 발생한 기관을 분석한 결과, 의원에서 발생한 사고가 5,035건(46.91%)으로 가장 많았고, 약국(1,120건, 10.44%), 종합병원(664건, 6.19%) 순으로 나타났다. 특이하게 환자의 자택에서 발생한 사고도 138건(1.29%) 보고되었다.
환자 연령대별로는 19세에서 64세까지의 연령대가 4,597건(42.83%)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65세 이상 환자가 4,473건(41.68%), 18세 이하 환자가 1,659건(15.46%) 순이었다. 이는 약국을 이용하는 환자층이 주로 중장년 및 노년층에 집중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보고된 환자안전사고의 대부분은 위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전체 10,733건 중 '위해 없음'이 9,930건(92.52%)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으며, '근접 오류'는 763건(7.11%)이었다. 위해가 발생한 경우는 '경증' 37건(0.34%), '중등증' 2건(0.02%), '중증' 1건(0.01%)에 불과했다. 이는 약국 현장에서 환자에게 위해가 발생하기 전에 사고를 발견하고 예방하는 노력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고 발생 단계를 분석한 결과, 처방 단계에서 발생한 사고가 9,386건(87.45%)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 다음은 조제 단계(1,128건, 10.51%), 복약 단계(218건, 2.03%) 순이었다. 조제 단계의 사고는 세부적으로 조제(조제) 910건, 조제(입력) 173건, 조제(복약지도) 45건으로 나뉘었다.
대한약사회 제공
사고 유형별로 보면 '잘못된 의약품'이 4,635건(43.18%)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잘못된 용량/용법/일수'가 3,538건(32.96%)으로 그 뒤를 이었다. '잘못된 의약품'의 세부 유형 중에서는 '효능군 중복'이 3,330건(71.84%)으로 압도적이었다. 이는 약국에서 환자에게 동일하거나 유사한 효능의 약물이 중복 처방되는 것을 자주 발견하고 보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잘못된 용량/용법/일수'의 세부 유형은 '잘못된 용량'(1,479건, 41.80%), '잘못된 일수'(931건, 26.31%), '잘못된 용법'(748건, 21.14%) 순이었다.
사고 기여 요인(중복 선택 가능)으로는 '직원 요인'이 10,285건(95.83%)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었다. 이는 사고 발생의 책임 소재를 따지기보다는, 약사가 사고 발생을 예방하는 최종 방어선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어서 '업무/환경 요인'(4,187건, 39.01%), '기관/서비스 요인'(3,791건, 35.32%), '환자 요인'(3,497건, 32.58%) 순으로 나타났다.
총 9,386건의 처방 단계 사고 중 '잘못된 의약품'이 4,459건(47.51%), '잘못된 용량/용법/일수'가 3,186건(33.94%)을 차지하며 대부분을 구성했다. 세부적으로 '잘못된 의약품'은 '효능군 중복'이 3,327건(74.61%)으로 가장 많았고, '다른 의약품/적응증 없음' 495건(11.10%)이 뒤를 이었다. '잘못된 용량/용법/일수'는 '잘못된 용량'이 1,351건(42.40%)으로 가장 많았다.
조제 단계의 1,128건 중에서는 '잘못된 계량/계수'가 402건(35.64%)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잘못된 용량/용법/일수'(181건, 16.05%), '잘못된 의약품'(164건, 14.54%) 순이었다. '잘못된 의약품'의 경우 '다른 의약품/적응증 없음'이 161건(98.17%)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는데, 이는 조제 과정에서 처방과 다른 의약품을 조제하는 오류가 주로 발생함을 보여준다. '잘못된 용량/용법/일수'는 '잘못된 용량'(111건, 61.33%)이 주요 원인이었다.
복약 단계 사고 218건 중에서는 '잘못된 용량/용법/일수'가 171건(78.44%)으로 압도적인 비율을 보였다. 이 유형의 세부 원인은 '잘못된 용법'(149건, 87.13%)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는 환자가 약 복용법을 잘못 인지하거나, 복약 지도 오류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음을 시사한다. 복약 단계 사고를 연령별로 보면, 65세 이상 환자에게서 135건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고, 19~64세 환자 68건, 18세 이하 환자 15건 순이었다. 성별로는 여성 환자가 132건으로 남성 환자(86건)보다 많았다.
사고 발생 후 취해진 조치사항(중복 선택 가능)으로는 '처방 중재'가 6,641건(61.87%)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약사가 처방 오류를 발견하고 의료기관에 연락하여 처방을 수정하는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외에도 '기록'(3,948건, 36.78%), '교육'(3,427건, 31.93%), '재조제'(1,699건, 15.83%) 등의 조치가 취해졌다.
이러한 통계는 약국이 환자 안전의 최전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특히 대부분의 사고가 환자에게 위해가 발생하기 전 단계에서 발견되고 조치되었다는 점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하다. 앞으로도 약국을 포함한 보건의료 시스템 전반에서 환자안전 활동을 강화하고, 보고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고 예방 교육 및 시스템 개선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