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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가장 치명적인 암. 수년째 암 사망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2021년 한 해에만 약 2만 8천 명의 새로운 폐암 환자가 발생했고, 사망자 수는 1만 9천 명을 넘어섰다.
이는 전체 암 사망자의 25%에 육박하는 수치로, 폐암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 폐암의 가장 큰 문제는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조기 발견이 어렵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5년 상대 생존율은 약 36.8%로 다른 주요 암종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희망적인 부분은, 조기 발견 시 생존율이 80% 이상으로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이는 흡연 경력이 있거나 고령 등 고위험군에 속하는 사람들에게 정기적인 저선량 흉부 CT 검사를 통한 조기 발견의 기회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강조한다.
과거 폐암 치료는 주로 수술, 방사선 치료, 그리고 백금 기반의 세포독성 항암화학요법에 의존했다. 이 치료법들은 암세포와 정상 세포 모두에 손상을 입혀 탈모, 구토, 극심한 피로 등 다양한 부작용을 유발하며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렸다.
하지만 21세기에 들어서며 폐암 치료는 비약적인 발전을 경험한다. 암세포를 유발하는 특정 유전자나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표적 항암제와, 환자의 면역체계를 활성화하여 암세포를 스스로 파괴하도록 유도하는 면역 항암제가 등장하며 폐암 치료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러한 혁신적인 신약들은 기존 항암화학요법보다 월등한 치료 효과와 낮은 부작용을 보여주며 환자들에게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유한양행 ‘렉라자’, 글로벌 시장에 도전
이러한 혁신의 선두에 선 국내 제약사는 유한양행이다. 유한양행이 개발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는 3세대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을 표적하는 치료제로,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1주년을 맞았다. EGFR 돌연변이는 동양인 폐암 환자에게서 높은 비율로 나타나는데, 렉라자는 기존 1세대 및 2세대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들에게 효과를 보이며 주목받았다. 특히 뇌 전이 환자에게도 약물이 효과적으로 전달된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2021년 국내에서 조건부 허가를 받은 이후, 유한양행은 렉라자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세계적인 제약사인 얀센과 협력했다.
유한양행과 얀센의 협력은 렉라자와 얀센의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를 병용하는 임상시험으로 이어졌다. 이들의 '마리포사(MARIPOSA)'라는 글로벌 3상 임상시험 결과는 전 세계 의료계를 놀라게 했다. 이 임상시험은 1세대 EGFR-TKI 치료 경험이 없는 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기존 표준 치료법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오시머티닙) 단독 요법과 비교되었다. 결과는 압도적이었다.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 투여군은 타그리소 단독 투여군 대비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유의미하게 연장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혁신적인 임상 결과는 두 약물의 병용요법이 향후 폐암 치료의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대한민국 제약사들의 끊임없는 도전
유한양행 외에도 많은 국내외 제약사들이 폐암 치료제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이미 3세대 EGFR 표적 항암제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는 이 분야의 대표적인 약물. 이 외에도 화이자, BMS, MSD 등 글로벌 제약사들은 면역 항암제와 다양한 표적 항암제 개발에 끊임없이 투자하며 새로운 치료 옵션을 모색하고 있다.
이들의 경쟁은 결과적으로 환자들에게 더 효과적이고 부작용이 적은 치료 기회를 제공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는다. 국내에서도 한미약품, 종근당 등 여러 제약사들이 항암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활발한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제약사들의 끊임없는 노력은 폐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희망의 빛을 선사한다.
폐암은 여전히 극복하기 어려운 질병이지만, 과학 기술의 발전과 제약사들의 끊임없는 연구는 이 질병을 만성 질환처럼 관리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한다. 유한양행의 렉라자처럼 국내 기술로 개발된 치료제가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는 것은 한국 제약 산업의 위상을 높이는 중요한 사건이며, 이는 곧 더 많은 환자들이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진다.
앞으로도 활발한 연구 개발과 국제 협력을 통해 폐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