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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제약 시장에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분야는 가장 역동적인 격전지 중 하나다. 기존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의 한계를 극복하며 등장한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계열 신약들이 시장의 주도권을 완전히 가져왔다.
P-CAB 시장은 국산 30호 신약 케이캡(HK이노엔), 국산 34호 신약 펙수클루(대웅제약), 그리고 국산 37호 신약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 시트르산염)가 경쟁하는 치열한 '삼국지'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자큐보의 성공은 개발을 담당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의 혁신적인 기술력과 판매를 주도한 모회사 제일약품의 강력한 영업력이 결합된 합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자큐보는 강력한 임상 데이터와 차별화된 전략으로 시장에 빠르게 침투하며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자큐보의 개발 역사는 기존 위산분비억제제인 PPI가 가진 구조적인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과학적 집념에서 시작되었다. {PPI}는 약효 발현까지 시간이 걸리고, 야간 산분비 돌파 현상이 발생하며, 환자의 CYP2C19 유전자형에 따라 약효 변동성이 크다는 단점을 안고 있었다.
자큐보의 탄생은 제일약품의 신약 개발에 대한 오랜 투자와 의지의 결실이다. 제일약품은 2018년 신약 개발에 특화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를 설립하며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 구축에 박차를 가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자큐보이다.
자큐보는 P-CAB기전을 통해 이러한 PPI의 단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했다. P-CAB은 위산 펌프에 작용하는 칼륨 이온과 경쟁적으로 결합하여 위산 분비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복용 즉시 강력한 약효가 발현되며, 식사 시간에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어 환자의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제일약품이 자체 개발을 통해 신약을 출시하는 것은 창립 65년 역사상 자큐보가 처음이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2024년 4월 식약처 허가를 받은 자큐보는 그해 10월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면서 국내 시장에 정식 출시되었다. 제일약품은 자큐보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 자사 영업망과 더불어 동아에스티와 공동 판매 계약을 체결하는 등 강력한 영업 및 마케팅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초기에 역량을 집중했다. 이러한 전략적 투입에 힘입어 자큐보는 출시 후 6개월 만에 분기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놀라운 속도로 성장했다. 이 성과는 제일약품의 실적 개선에도 크게 기여했으며, 그동안 상품 매출 비중이 높았던 제일약품의 매출 구조를 자체 개발 제품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하는 핵심 동력이 되었다.
자큐보는 국내 P-CAB시장에서 케이캡과 펙수클루에 이어 등장한 3세대 후발주자로서, 강력한 선두 주자들이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시장에 진입했다. 그러나 제일약품의 광범위한 병원 및 약국 영업 네트워크와 자큐보의 차별화된 제품력이 시너지를 내며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자큐보는 P-CAB계열이 공통으로 가진 신속한 약효 발현과 긴 약효 지속 시간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임상 결과, 복용 후 위내 pH 4 이상 유지 시간이 경쟁약 대비 열등하지 않음을 입증했으며, 특히 야간 산분비 억제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며 야간 속쓰림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유효한 치료 옵션을 제공한다. 제일약품은 이러한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국 주요 대형 병원(Big 5 등) 랜딩에 성공하는 등 의료진 대상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안전성 및 경제성 선두 주자인 케이캡과 펙수클루가 이미 폭넓은 적응증과 시장 경험을 확보한 상태에서, 자큐보는 항혈전제 병용 안전성 데이터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제일약품은 심혈관계 질환자의 필수 복용 약물인 아스피린 및 클로피도그렐 등과의 병용 투여 시 안전성을 입증하는 임상을 진행 중이며, 이 데이터가 확보될 경우, 만성 질환 환자가 많은 소화기 치료제 시장에서 자큐보의 처방 영역을 폭넓게 확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또한, 자큐보는 경쟁약 대비 가격 경쟁력을 높게 책정하여 시장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2040년까지 물질 특허가 연장되어 장기간 독점적 지위를 누릴 수 있게 된 점은 제일약품에게 강력한 경제적 우위를 제공하며, 안정적인 매출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
자큐보의 최종 목표는 국내 시장의 성공을 넘어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비상하는 것이다.
자큐보는 현재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과 위궤양 외에도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NSAIDs 유발 궤양 예방 등 추가 적응증 확보 임상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치료 영역의 확대는 시장 규모를 더욱 키울 것이며, 구강붕해정 등 다양한 제형 개발은 복용 편의성을 높여 시장 침투율을 가속화할 것이다.
자큐보의 글로벌 전략은 중국 시장 선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중국 파트너사 리브존 파마슈티컬스에 자큐보를 총 1억 2,750만 달러(약 1,700억 원) 규모로 기술 수출했다. 자큐보는 중국 내에서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품목 허가 신청을 완료하여, 세계 최대 위식도역류질환 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제일약품과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이 외에도 전 세계 26개국에 기술이전 및 완제품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딜의 청사진을 구체화하고 있다.
자큐보의 성공적인 판매는 제일약품에게 안정적인 매출 성장의 기반을 제공하며, 연구개발 R&D투자 확대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자큐보의 매출이 안정적인 자금으로 이어지면서, 제일약품은 경구용 당뇨병 치료 신약 JP-2266개발 등 자체 R&D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수 있다.
이는 제일약품이 단순히 외자사 제품의 판매 대행을 넘어, 혁신적인 국산 신약을 개발하고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키는 '자체 개발-판매 역량'을 확보했음을 의미하며, 기업의 미래 가치를 높이는 핵심 동력이다.
자큐보는 국내 P-CAB시장의 마지막 주자로서 강력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빠르게 입지를 다졌다. 이는 온코닉테라퓨틱스의 기술력과 제일약품의 적극적이고 전략적인 판매 역량이 시너지를 낸 결과다. 2040년까지의 독점 특허권이라는 강력한 무기와 더불어, 적응증 확대, 항혈전제 병용 안전성 데이터 확보, 중국 시장 선점이라는 명확하고 공격적인 전략을 통해 국내외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자큐보의 성공은 한국 제약 기술력이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 능력을 갖추었음을 입증하는 상징적인 사례이며, 앞으로 P-CAB시장의 리더로 발돋움하며 대한민국 신약 역사의 새로운 장을 써 내려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