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치료제 처방 강남·서초·분당 순…서울선 6년째 강남3구"
건보공단, 한국보건경제·정책학회 학회서 빅데이터 기반 연구 발표
소화제 처방관행 지적…단순 감기 환자 76% 소화기 의약품 처방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연합뉴스 사진진]
'공부 잘하게 해주는 약'으로 잘못 알려진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 처방이 많은 상위 3개 지역에 서울 강남과 서초, 성남 분당이 이름을 올렸다. 서울만 보면 이른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가 6년째 처방 1∼3위를 차지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최근 한국보건경제·정책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건강보험 빅데이터 기반 급여 적정성 분석 및 정책적 함의'를 주제로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메틸페니데이트' 사용량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고 3일 밝혔다.
메틸페니데이트는 ADHD의 주요 치료제로, 의사의 처방 하에 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사용돼야 하는 전문의약품이다. 그러나 수험생과 학부모 등을 중심으로 '공부 잘하게 해주는 약', '집중력 높여주는 약' 등으로 잘못 알려져 오남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메틸페니데이트 처방 건수는 258만7천920건으로, 2007년 48만8천372건 대비 5.3배 규모로 불었다. 실제 처방을 받은 인원은 2007년 8만2천221명에서 작년 32만6천748명으로 4배로 증가했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처방 건수와 실인원을 보면 연령별로는 10대에서, 소득 수준별로는 5분위(고소득)에서 가장 많았다.
소득과 교육열이 높다고 알려진 지역에서 처방이 집중되는 경향도 확인됐다.
시군구별 지역별 처방은 지난해 기준 서울 강남, 서울 서초, 성남 분당, 서울 송파, 서울 용산이 상위 1∼5위를 차지했다. 상위 20위 내 수도권 외 지역은 대구 수성구(18위) 한 곳뿐이었다.
서울시 구별로는 2019년부터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 3구가 서울시내 처방 1∼3위 자리를 내리 유지하고 있다.
서울시 동별로 보면 작년 기준 인구 대비 처방이 많이 이루어진 곳은 대치동, 반포동, 잠실동, 일원동이었다. 처방이 집중적으로 이뤄진 동은 부동산 가격이 높고 학원가와 밀집된 지역과 일치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건보공단은 해석했다.
[건강보험공단 제공. 연합뉴스 사진]
해당 연구를 맡은 노연숙 빅데이터융합연구부장은 "'공부 잘하는 약', '면접약' 등 사회적 성취와 관계 등 문제 해결을 위한 약물 의존 경향성이 강화되고 있다"며 "정신과 약물 사용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건보공단은 소화제 등 소화기관용 의약품 처방이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환자 안전 문제와 건보 재정 부담이 우려된다고도 지적했다.
지난해 국민 84%가 소화기관용 의약품을 처방받은 경험이 있고, 1인당 연평균 처방량은 165정이었다.
단순 감기인 급성 상기도 감염 환자의 75.7%(처방전 기준 63.6%)에서 소화기관용 의약품이 처방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건보공단은 성형외과 등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비중격 만곡증 수술이 크게 증가한 것도 건보 재정 관점에서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의원급 의료기관의 비중격 만곡증 수술 건수는 2015년 2만4천2건에서 작년 3만5천384건으로 4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성의 수술 증가율이 132.7%에 달했고, 성형외과는 134건에서 1만306건으로 7천591% 증가했다.
하성준 부연구위원은 "비중격 만곡증 수술이 여성, 성형외과를 중심으로 현저히 증가하고 있다"며 "실손보험이 건보 급여의 본인부담금을 보장해주는 제도로 인해 비중격 만곡증 수술과 미용성형을 동시에 시행하도록 유인하면서 건보 재정이 추가로 지출되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기사발신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