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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치료제 문턱 낮아진다… GLP-1 가격 변동의 파급 효과
  • 김영수
  • 등록 2025-11-20 09:2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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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 계열 비만 치료제를 둘러싼 글로벌 제약사들의 대규모 가격 인하 움직임은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나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와 같은 선두 주자들의 고가 정책으로 형성된 국내 비급여 시장은 이들의 가격 전략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가격이 인하될 경우, 가장 먼저 예상되는 변화는 환자 접근성의 획기적인 개선이다. 기존의 높은 비용 부담 때문에 치료를 주저했던 환자들이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 전체의 규모가 급격히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단순히 고도 비만 환자뿐 아니라, 경미한 비만이나 미용 목적으로 체중 감량을 원하는 잠재적 수요까지 흡수하여 시장 파이를 키우는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장 확대는 곧바로 국내외 제약사 간의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빅파마들의 가격 인하는 필연적으로 국내 판매 제품들의 가격 인하 압박을 높이며, 고가 전략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든다.


특히, 한미약품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게는 중대한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2026년을 기점으로 예상되는 세마글루타이드 계열의 특허 만료 시점을 활용하여 제네릭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나, 오리지널 약물의 가격 자체가 하락할 경우 제네릭이 가질 수 있는 가격 경쟁력 우위가 희석될 수 있다.


따라서 국내 제약사들은 단순한 저가 복제약 출시를 넘어선 차별화된 전략이 필수적이다. 이는 GLP-1에 GIP, 글루카곤 등의 기능을 결합한 차세대 멀티-작용제 개발을 통한 우수한 임상 효능 확보나, 환자들의 복용 편의성을 높이는 경구용 제형 개발 등에 집중하는 형태로 나타날 것이다.


결론적으로, GLP-1 치료제의 대규모 가격 인하는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의 문턱을 낮추고 시장 규모를 키우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지만, 동시에 모든 시장 참여자들에게 혁신과 가격 경쟁력 확보라는 까다로운 생존 과제를 던지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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