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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의료기기, 시장 문턱 낮아진다… '80일 만에 현장 진입' 제도 전격 시행
  • 강태호 기자
  • 등록 2026-01-27 07: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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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건복지부·식약처, '시장 즉시진입 의료기술 제도' 도입 강화된 임상평가 거친 기기,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최대 490일에서 80일로 단축

보건복지부제공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지형을 바꿀 획기적인 규제 혁신안이 본격 가동된다. 인공지능(AI), 디지털 치료제, 의료용 로봇 등 첨단 기술이 접목된 혁신 의료기기가 이르면 80일 만에 의료 현장에서 실제 환자 치료에 사용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6년 1월 26일부터 '시장 즉시진입 의료기술' 제도를 도입 및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식약처의 강화된 임상평가를 거친 의료기기에 한해, 별도의 신의료기술평가 없이 즉시 의료 현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동안 새로운 의료기기가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식약처의 의료기기 허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기존기술 여부 확인,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의 신의료기술평가, 그리고 심평원의 보험 등재라는 복잡한 4단계 절차를 거쳐야 했다. 이 과정에서 소요되는 기간은 최대 490일에 달해, 급변하는 기술 발전 속도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신의료기술평가는 문헌적 근거를 바탕으로 엄격하게 진행되다 보니, 막 시장에 나온 혁신 기술들이 관련 문헌 부족 등을 이유로 진입이 늦어지거나 좌절되는 경우가 빈번했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에도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제도'나 '혁신의료기술평가 제도' 등을 운영해 왔으나, 여전히 절차가 복잡하고 현장의 체감도는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제도의 핵심은 식약처의 허가 단계에서 '국제적 수준의 강화된 임상평가'를 거친 기기라면, 신의료기술평가를 별도로 진행하지 않고도 그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해 주겠다는 점이다.

 

식약처는 이를 위해 「의료기기 허가·신고·심사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여 임상평가자료 제출 근거를 강화했다. 여기서 언급되는 임상평가자료는 ▲식약처 지정 기관에서 실시한 임상시험 자료 ▲시판 후 조사 및 실사용 관련 문헌 ▲국내외 유사·동등 기기의 실사용 자료 등을 포함하여 객관적인 임상적 근거를 확보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절차를 통해 허가된 기기는 기존기술 여부 확인을 거쳐 즉시 비급여로 시장 진입이 가능해진다. 이 경우 기존에 최대 490일이 걸리던 진입 기간은 최단 80일까지 획기적으로 단축된다.

 

시장 즉시진입 대상이 되는 의료기기는 총 199개 품목으로 공고되었다.

 

디지털의료기기: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독립형 소프트웨어 등 113개 품목

체외진단시약: 체외진단의료기기 중 체외진단시약 83개 품목

기타 첨단 기기: 자동화시스템로봇수술기, 로봇보조정형용운동장치, 전동식외골격장치 등 

 

특히 디지털 의료제품법에 따른 혁신 기술들이 대거 포함되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꼽히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성장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시장 진입 문턱을 낮추는 대신, 환자의 안전을 보호하고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사후 관리 장치도 마련했다.

 

첫째, 시장 즉시진입 기술에 대해 비급여 사용 현황을 철저히 모니터링한다. 만약 비급여 남용이 우려되거나 환자 부담 경감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복지부 장관 직권으로 신의료기술평가를 실시하여 건강보험 급여 여부를 조기에 결정할 수 있는 근거를 신설했다.

 

둘째, 현장 진입 후 약 3년간의 사용 기간이 지난 뒤에는 반드시 정식 신의료기술평가를 거쳐야 하며, 여기서 안전성이나 유효성이 입증되지 못한 기술은 즉시 시장에서 퇴출된다.

 

보건복지부 곽순헌 보건의료정책관은 "이번 제도를 통해 우수한 의료기기가 조기에 현장에 도입될 수 있도록 지원하되, 안전하지 않은 기술은 엄격히 관리할 것"이라며 현장 안착을 강조했다. 식약처 이남희 의료기기안전국장 또한 "첨단 신기술 업체들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신속히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개정안은 단순히 기간 단축을 넘어, 부처 간의 '칸막이 행정'을 허물고 통합적인 규제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의료기기 업체 입장에서는 식약처 허가와 동시에 시장 진입 로드맵을 수립할 수 있게 되었으며, 환자들은 최첨단 의료 기술의 혜택을 보다 빨리 누릴 수 있게 되었다.

 

대한민국 의료기기 시장이 이번 규제 혁신을 발판 삼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환자 중심의 의료 환경을 구축해 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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